이 땅의 별님들을 알현하다 - 제 10 회 학생천체관측대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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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 이강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690회 작성일 16-11-02 18:37본문
길을 걷다가 길을 잃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요?
우선 우리가 어디 서 있는지를 알아내려 할 것이고 방향을 찾으려고 할 것입니다.
사전에 충분히 이러한 정보들을 알게 된다면
다시 길을 되찾아가는 우리의 여정이 결코 어렵지만은 않겠죠.
2016년의 가을이 무르익어가던 지난 10월 29일.
강원도 평창에서 '제 10 회 학생천체관측대회'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이 행사에 제 미약한 힘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죠.
그 자리에서 망원경 분해조립과 시연, 관측에 임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제가 받은 느낌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 학생들이 지금 이곳 제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공간에 같이 있는 이유가
이들이 모두 하늘에서 내려온 잠시 길을 잃은 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길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다른 학생들처럼 학원과 공부, 시험으로 녹록치 않은 대한민국 학생의 삶을 살고 있겠지만
이들이 별들이 아니라면 어떻게 틈틈히 하늘을 재어보는 노력을 할 수 있었을까요?
1박 2일 동안, 하늘의 별만큼이나 찬란하게 빛나는
이땅의 길잃은 별들의 모임을 따라가봤습니다.
모든 행사에서 항상 제가 좋아하는 풍경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 조용하게 준비가 진행되는 풍경입니다.
한켠에서는 대회의 운영을 맡으신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운영위원들께서 이렇게 행사를 점검하시고
한켠에서는 대회의 심사를 맡으신 여러 별지기 동호회에서 위촉되신 심사위원들께서 심사의 기준을 점검하시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대회 참가 학생과 지도교사 선생님들
로비는 금새 학생들로 들어차고 대회는 활기가 띠어갑니다.
당연한 거죠.
별지기들은 별을 만나면 힘이 납니다.
학생들이 들어서자마자 대회가 활기를 띠는 것 역시
이 학생들 하나하나가 별이기 때문에 가능한거죠~
별님들 너무 긴장말고 뽑으세요.
그냥 어쨌든 첫번째 발표하고 두번째 발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그냥 순번을 정하는 거랍니다.
그런데 1번을 뽑은 학생들이 어떤 표정인지 담지 못한 것이 좀 안타깝네요.
제가 옆에 있었으면 "괜찮아!!! 너희들이야말로 1등성이야!!!" 라고 얘기해줬을텐데 말이죠. ^^
이윽고 개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강당을 가득 메운 우리 학생들.
소중한 주말을 내어 참여했을 우리 별님들이 즐거운 추억을 안고 갈 수 있는 멋진 행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대회의 양대 축이신 정성훈 심사위원장님(왼쪽)과 김민회 운영위원장님(오른쪽) 이십니다.
멋진 행사 마련해 주시고 많은 노력을 쏟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대회가 시작됩니다.
첫번째 과목은 망원경 조립분해, 그리고 필기시험(헉!!!)입니다.
아...글쎄 이렇게 시험을 보더라는....ㅡㅡ;;;
분위기 쉽지 않네요.
시험이 무서운 저는 살짝 자리를 빠져나와
망원경 조립 분해가 한창인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겨봤습니다.
어째 여기도 분위기가 만만치 않아 보여요..ㅡㅡ;;;
심사위원 선생님이 가리키는 저곳,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자그마한 소화전 불빛이 있더군요.
표준 굴절망원경과 적도의를 이용하여 망원경을 조립하고, 평행을 잡고, 무게중심을 잡고, 극축을 정렬한 후
바로 저 멀리 있는 빛을 향해 파인더와 경통을 정렬해야 합니다.
10분!!! 만에 말이죠. 헉....
놀라운 건 이 어려운 미션을 학생들이 척척 해낸다는 겁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이 학생들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잠시 지구로 내려온 별들이에요.
그러니 이런 것쯤은 거뜬히 할 수 있는 거겠죠?
이어서 대회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중등부, 고등부 별로 모여
자신들이 준비해온 시연 자료를 발표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발표하는 학생들에게나, 경청하는 학생들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시간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짧은 시간동안 자신들이 발표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그것도 참여한 팀원들이 골고루 발표하는 것은 왠만큼 프레젠테이션 해봤다고 자부하는 제게도 정말 쉽지 않게 보였습니다.
흠...그렇지만 역시,
제가 또 잠시 잊고 있었어요.
이 학생들은 하늘에서 잠시 내려온 별들이었던 거죠.
발표들도 정말 잘 하더군요.
이렇게 오후 시간을 보내고 평창의 밤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벌어지더군요.
일주일 내내 꾸물꾸물하던 하늘이,
토요일 저녁까지 꾸물꾸물하던 하늘이
저녁 식사 후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모든 것이 증명이 된 거죠.
제 말이 정말 맞았던 것입니다.
제가 만나고 있는 학생들은 단순한 학생들이 아니라
잠시 지구로 내려온 별들이었던 거죠.
별들이 별을 보겠다는데 하늘이 안 열리겠습니까?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하일라이트! 천체관측 시간이 말입니다.
하늘의 길을 보고 자신들의 친구를 찾아가는 시간.
자신의 친구들을 찾아가는 길에 집중하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왔습니다.
우선 별지도를 통해 길을 확실하게 익혀둬야겠죠?
길을 익혔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찾아가봅니다. 그들의 친구들을 말이죠.
때로는 무릎도 꿇어가며 간절하게 ^^
그렇게 이밤은 깊어만 갑니다.
구름이 아름답게 스쳐지나가는 강원도 평창 하늘 밑을
밤 늦게까지 가득 채우던 학생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 합니다.
그대가 하늘을 보는 이유는
그대의 집이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대가 별을 보는 이유는
그들이 당신과 노닐던 벗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대, 길잃은 별이여!
이곳에서 찬란한 빛을 한껏 뿜어내시다가
언젠가 저곳 하늘 한복판
당신의 궁전에 돌아가시거든
잊지 말고 저를
당신의 딜문 궁전에 초대해 주소서.
다음날 아침, 한국천문연구원 글로벌협력실 이서구 실장님의 멘토링 강의가 있었습니다.
늦은밤까지 관측을 진행한 학생들이 많이 피곤할거라 생각했는데
천문학자에 대한 궁금증과 열의로 강의가 후끈했습니다.
역쉬!!! 우리 별님들.
잊지 마세요!
당신이 자각하는 우주를 만들고
당신이 빛나는 별을 만드는 주인공입니다.
아름다운 우주처럼 한껏 피어나는 아름다운 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땅의 별님들을 알현드릴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제 10 회 학생천체관측대회을 빛내주신 별님들(가나다순)
1. 고등부 참가학생
강희승 김기성 김수빈 김승민 김승환 김은결 김의태 김장규 김종진 김주연
김준영 김진희 김찬유 김채은 김태균 김태환 김택인 김혜령 노경민 노경하
노한나 류수현 민학준 박건률 박경원 박성현 박수현 박정훈 박진용 배성종
배장호 변홍준 서유태 서정일 서창조 송혜정 신동규 신상아 신현철 안광재
안근필 안치욱 안현태 양삼렬 우상호 유민서 유수빈 윤대민 윤찬영 윤태강
이가연 이경준 이동국 이상은 이서영 이수연 이예담 이유진 이재윤 이지민
이진수 이태웅 이한겸 이혜민 임동영 장현수 장현진 전병준 정예환 정유빈
정창석 정해훈 조기일 조소연 조주현 주세정 주윤호 주형준 진성원 천현길
최 설 최경호 최관우 최유정 최현섭 하지훈 한 혁 한서영 한윤석 허소원
허지원 황현조
2. 중등부 참가학생
강 민 강민우 강병준 곽재성 권무현 기호선 김가온 김경아 김다인 김덕용
김도영 김도은 김민성 김상현 김소형 김재창 김준호 김지환 김태민 김현기
김형민 남궁중 민수연 박수현 박지성 박진우 배보민 손여란 송민경 신지환
양재훈 오승준 위준의 유지수 이수황 이승준 이승태 이윤지 이재정 이정무
이정우 이준회 이현정 임서진 임어진 장승혁 장지호 전상훈 정서준 정수종
조민지 조민형 최재혁 한지희 함동하 허예성 홍석준 홍채의 황재영 황현우
3. 학생인솔교사
고인수 구경록 구은아 김 훈 김국환 김상진 김숙영 김지은 김현문 김효태
노기숙 노지영 노한솔 류선지 목창균 문은영 박근수 박보현 박선영 박성미
박성찬 박아영 박혜심 박홍제 서명길 선현우 송혜경 신다인 심현영 양성우
유재우 이순규 이호건 임태순 진병훈 한인호 황경미 황선운 황수민 황정필
4. 한국천문연구원
이서구 실장
김현진, 정해인, 조영인
5. 심사위원
정성훈 심사위원장
김남희 김주영 김철규 박동현 박상구 박진우 안해도 이세원 이윤행 이정호
이한솔 이현호 정병호 현도영
6. 운영위원
김민회 운영위원장
강오균 김정민 김진아 문형기 박광수 박수명 서성훈 손은주 오석봉 원치복
유태영 이강민 이장근 이혜경 정원석 차수영 한만주 허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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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류선지님의 댓글
서울| 류선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와우. 이렇게 좋은 사진으로 남겨 주시니 너무 감사하네요 ^^ 저도 학생들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내년에도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며~^^ㅎㅎ 운영진 분들 모두 고생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