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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경남지부 관측회 후기<별쟁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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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소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771회 작성일 15-05-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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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 관측회 후기                                       


2015년 5월 16일 토요일에 밀양 가지산 인근에서 있었던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 정기 관측회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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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쟁이 나는?

2015년 5월 16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 정기 관측회가 있는 날이다. 

지부의 네이버 밴드에 올려진 공지 글에 참여 댓글이 하나 둘 씩 달리니 나도 가고 싶다. 

아내에게 어렵게 말을 꺼내보니 역시 어렵게 대답한다. 그래도 집 근처에서만, 보이지 않는 별을,  잠시 보러 왔다 갔다 하는 남편이 가여워 보였는지 허락은 한다. 

'별이 많구나'라고 생각이 들 만한 관측지는 산청 둔철산에 갔던 14년 11월 26일 이후로 거의 6개월 만이다. 신난다. 정말 신난다.

기쁜 마음으로 덧글을 살펴보니 스승님께서도 오신다고 한다. 동아리 애들도 몇 데리고 말이다.

'우리 한빛나 아이들도 데리고 갈까? 

아니야, 동아리 애들을 데리고 가면 내가 제대로 못 보잖아. 오랜만인데 즐겨야지.

음... 스승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마음껏 즐기고 싶지만 스승님의 글을 보니 천체 관측 동아리면서 밤에 별 한번 못 본 애들이 눈에 밟힌다. 고민이 된다. 작년에도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단 한번도 관측지에 아이들을 데려간 적이 없는 별쟁이 아침해가 고민을 한다. 

그 동안 쉬어서 별에 대한 열정이 식은 건지, 최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팍팍 느껴지는 선생님들을 많이 겪어서 그런건지, 막연히 스승님을 따라하고 싶었는지, 어쩌면 내 생각이 조금 바뀐 건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마음 켠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연락해보기로 한다. 솔직히 머리 한 구석에 ‘당일 날 낮에, 그 것도 늦은 시간에 시작해서 새벽에 돌아온다는 데 가겠다는 아이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한 결정이었다. 

한빛나 단체 카카오톡 방에 글을 올린다. 

"오늘 밤 아홉시부터 새벽 두시까지 별 볼 수 있는 사람!"

글을 올리는 순간까지 '설마?'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내 생각과 반대였다.  물어 본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간다는 아이가 반이 넘었다.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다 간다고 하면 내 차에 탈 자리가 없는데…

아쉬움도 커진다. 
'내가 사랑하는 16인치를 실을 자리가 없어지는데... 달도 없는 날에, 성에 차지는 않지만 좋은 밤 하늘 아래서... 사랑하는 안시 관측을 못하겠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는 못 간다고 하고 **는 부모님과 함께 온다고 한다. 


그래도 세 명은 내 차에 태워야 한다. 

‘그래도 애들한테 간다고 했는데 가야지…
나가는 게 어디야. 


아쉬운 마음은 머물러 있었지만 어쩔 수 없다. 가야지. 데리고 가야지. 

아홉 시에 만나 출발하기로 하고 준비를 한다. 

'차에는 C9.25가 한 대가 실려있고, 16인치를 가지고 가면 참 좋겠는데 직장 창고 문이 잠기기 전에 갈 시간은 안되고... 아이들이 마음껏 만질 수 있는 망원경이 하나 있으면 좋겠는데...'


실을 자리도 없으면서, 시간도 없으면서, 직장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16인치 생각이 자꾸 나지만 이왕 가기로 한 거 아이들 망원경을 하나 챙기기로 한다. 

아이들 실습용으로 쟁겨 놓고 집 창고에 재우고 있던 jwt-3 경위대를 꺼낸다. 또 부실하기는 하지만 광학파인더까지 달려 있는 브러셔 90mm 경통도 꺼낸다. 

경위대와 경통을 함께 가방에 넣는데 ‘별쟁이 아침해가 아니라 다른 아침해가 넣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별 보러 가는데 다른 아침해라니!

나에겐 어떨지 몰라도 아내 입장에서는 그냥 별 보러 가는 남편일 뿐이다. 

별 보러 가는 날 답게 집안일을 더 열심히 한다. 또 첫째의 손을 잡고 둘째는 안고... 길에서 두 시간, 놀이터에서 한 시간, 열심히 논다. 

덕분에 집안일도 일찍 끝나고 아이들도 빨리 잠들어서 출발 시간이 8시 30분 예정에서 8시로 준다.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허전하다. 생각해보니 노트북을 안 가지고 왔다. 

'혹시 라도 시간이 되면 토성이라도 찍어야지.'

내 할 거 하지 못할 거라는 걸 머리 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아직 별쟁이가 마음에 있다 보니 다시 돌아간다. 

노트북 때문에 벌써 늦어버렸지만 이 걸로도 별쟁이는 만족하지 못한다. 독일에서 수입해 온 IR필터도 쉬고 있는 경비 아저씨를 피곤하게 하면서 까지 기어이 직장에서 챙겨 나온다.  

10분 정도 늦어서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아이들과 어머님 두 분도 나와 계신다. 

“출발하기 전에 연락 드릴게요.”
“네, 전화하세요. 나올게요.”

‘부모님들이 안자고 기다릴 거라는 생각은 미쳐 못 했었었는데...’
안자고 기다릴 어머님들이 어딘가 마음에 걸리지만 아이들의 깔깔 소리를 들으며 즐겁게 관측지로 향한다. 

관측지인 삼양교 제일가든 주차장에 가기 전에 종종 관측하던 가지산 갓길 관측지에 들린다. 역시나 날 좋은 주말이라 그런지 노르마님, 산고수장님, 동글아빠님과 길잡이별님, 그리고 셋팅에 몰두하셔서 미쳐 인사를 못 드린 분 등 몇 분이 계셨다. 인사를 드리고 산고수장님 10인치 돕으로 아이들과 함께 목성도 보고, 오늘 가는 제일가든 주차장에 얽힌 무서운 이야기까지 듣고 관측지로 내려간다. 

관측지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와있다. 

늦게 출발한다고 했지만 먼저 와 있던 **네 가족과 와 있는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 

아이들 실습용 망원경을 설치하고 휴식용 텐트도 던져서 편다. 그런데 망원경이 이상하다. 너무 끄덕거린다. 다시 설치하려고 가대와 삼각대를 분리하고 있는데 가대가 추락한다. 가대를 잡지 않고 고정나사를 풀어버린 것이다. 

머리 속으로 '으악'을 외치고 있는데 "제가 잡았어요." 라고 말하며 한 아이가 가대를 들고 있다. 

순발력도 없어 보이고 힘은 더더욱 있을 것 같지 않은 아이가 엄청난 순발력과 힘으로 재빨리 떨어지는 가대를 잡았다. 

“고마워. 최고! 완전 고마워.”

장비를 제대로 셋팅하고 오늘의 목적인 밤에 하는 파인더 정렬 실습을 준비하려고 파인더를 들여다 본다.  

'별이 생각보다 더 많이 보이네. 우선은 파인더 정렬은 내가 하고 토성을 찾아보는 걸 연습하는 것이 좋겠네.'

실습을 하는데 아이들이 헤매고 있다. 밤에는 처음 망원경을 다뤄보는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많은 별들이 방해가 되는 것 같았다. 

연습을 한다고 했지만 한 아이 말고는 글쎄다. 그것도 끝까지...


갓길에서 본 목성과 우리 망원경으로 본 토성, 옆에 있던 선생님의 미드 10인치 돕으로 함께 본 M4, M3 구상성단,  M51 은하, M57 행성상 성운보다 차에서 처음 내릴 때 어두움에 내리지 못할 만큼 무서움을 느꼈던 것(한 아이는 울 것 같았는데…), 깜깜한 밤에 불도 안 켜지는 화장실을 찾아 산 건너 돌 밟고 물 건너 간 일(나는 계곡물에 발을 푹 담그기까지… 잊지마라!), 한 아이가 주전자를 발로 차 버려 컵라면을 먹는 데 40분이나 걸린 것, 조그마한 텐트에서 한 진실 게임…(나보고 나가라 한 건 심했어!) 별보다는 떡밥을 기억할 것이 눈에 선하지만 분명한 건 아이들은 정말 즐거워 보이고 덕분에 나도 즐거웠다는 것!

그저 그런 하늘에서, 내 손과 발과 눈인 16인치로 보지도 않은, 새로울 것 없는, 더 알아챈 디테일이 없는 M4, M3, M5, M81, M82, NGC3077, M51, M57와 시상이 엉망인 하늘에서 본 토성이 내가 본 전부였지만 좋았다. 좋았다. 좋았다. 좋았다. 

6개월만에 나간 별쟁이 아침해가 한 것은 별 것 없지만 좋았다. 오랜만에 메시에 대상 몇 녀석들과 인사한 것이 좋았고, 도시에서 보지 못한 많은 별들과 인사한 것은 더 좋았다.  

조강욱님이 맨눈으로 보는 것이 좋아진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좋았다. 좋았다. 좋았다. 

별쟁이 아침해와 다른 아침해 모두 즐거웠던 순간을 뒤로 하고 이제 돌아갈 시간, 사실은 늦게 끓은 라면 물 탓에 돌아갈 시간이 지나서 돌아갈 시간, 관측지에 온 김에 사 놓고 많이 쓰지도 못하고 있던 SQM으로 관측지의 어둡기를 재려고 하는데, 없다. 없다. 

‘뭐야? 뭐야!!! 어디 간거지? 뭐야! 뭐야! 뭐야!’

철렁! 물건을 잃어버리는 걸 정말 싫어하는 나는 차를 뒤지기 시작한다. 

차 속을 샅샅이 뒤져도 안 보인다.

“얘들아, 여기 있던 네모난 것 못 봤어? 크기는 이만하고 까만 건데.”
“못 봤어요.”
“아까, **이가 여기 말고 갔던 데서 뭐가 떨어진 거 같다고 했어요.”

다행히도 갓길 관측지에서 차를 세웠던 곳에 가니 금방 보인다. 차 문에 있는 작은 칸에 넣어 놓았는데 아이들이 차에서 내릴 때 문을 닫으며 떨어졌나 보다. 

갓 길에 온 김에 갓 길에서 관측하던 분들과 인사를 하고 집으로 출발!

**이는 차에 타자 마자 아이들 표현대로 딥 슬립! **이는 안자는 척 하면서 딥 슬립! **이는 도착하기 30분 전 부터 딥 슬립!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어머님들이 나와있다. 어딘가 짠하다. 내가 아빠가 아니면 감도 안 올 그런 느낌... 왠지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그래도 애들이 내일 즐거웠다고 말하면 다 이해가 될 거 같은, 아빠, 엄마라면 알 수 있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근데, C9.25는 차에 원래 있었으니 그렇다 치고, 노트북이랑 IR필터는 왜 챙겨간거지? 아직도 별쟁이와 다른 내가 싸운다. 누가 이길까? 둘 다 이길까? 모르겠다. 

어쨌든 얘들아, 밤에 또 만나자! 이번에 못 온 **도!! 다음에는 더 큰, 훨씬 더 큰 텐트 치자! 다음엔 단체 사진도 꼭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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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후기

2015년 5월 16일
오늘 갑자기 뜬금포로 천체관측동아리(한빛나) 선생님께서 9시부터 새벽2시까지 별을 볼수있는지 물어보셨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께 여쭤보고 간다고 했다. 재미있을 것 같았다. 가면서 동영상도 보고 노래도 듣고 어쩌면 갈때가 더 재미있었다고 생각할 애도 있을 것 같다. 
가서 북두칠성도 보고 북극점도 보고
토성도 보았다. 다른 것도 보았는데 기억이 잘 않난다. 
암튼, 친구와 동생 그리고 선생님까지 같이 재미있게 놀고 배우고 먹다가 온 것 같다. 
“선생님 다음에 또 가요!”


2015년 5월 16일 
선생님이 갑자기 9시부터 새벽2시까지 별보러 가자고하셨다. 
좀 당황했었다 ㅋㅋ
엄마한테 물어보니 된다고하셔서 갔다 내교회친구인 **이도 같이갔다 갈때가 재미있었다 엄청나게 놀면서갔다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들을 만원경으로보고 라면을먹었다 깔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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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부 회원님의 허락을 받고 게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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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회님의 댓글

김민회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맨눈으로 문득 하늘을 보면 세상에 이런 찌질이도 없습니다. 느껴 보셨겠지만 먼지 같다는 느낌 말이죠!하지만 망원경을 들이대면 수억광년 거리의 머리털자리은하단도 수천광년 처리자리,우리가 속한 수만개의 초은하단은하들이 내눈에 다가오며, 걸리버가 되어 버립니다. 하룻밤을 그들과 놀다가 새벽녁에 지구로 돌아 옵니다. 요즘 여름철 은하수가 올라오며 벌지 부근의 구상성단들이 많이 뵙니다. 멋진 관측 되셨네요.!